넷플릭스 '블랙미러'와 닮은 영화 '84제곱미터'-현실과 기술의 비극

영화 블랙미러vs84제곱미터

한국 독립영화계에 낯선 충격을 던진 영화 한 편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욕망과 시스템의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비틀어낸 영화 《84제곱미터》입니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미러(Black Mirror)》를 연상시킵니다. 각기 다른 사회를 배경으로 기술과 인간성의 충돌을 탐색해온 블랙미러처럼, 84제곱미터 역시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 84제곱미터:아파트라는 감옥

《84제곱미터》는 미래 한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은 “84제곱미터” 크기의 이상적인 신도시형 아파트에 당첨됩니다.

그러나 입주와 동시에 그는 사회로부터 ‘격리’되고,

‘관리시스템’에 의해 철저히 통제된 일상에 갇히게 됩니다.

창밖은 보이지 않고, 출입은 허락되지 않으며, 모든 생존은 아파트 내 시스템과 공급에 의존합니다. 이 공간은 더 이상 ‘주거 공간’이 아니라, 감시되고 통제되는 격리실입니다.

《블랙미러》는 "기술이 인간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로 가득한 시리즈입니다.

〈Nosedive〉에서는 SNS ‘좋아요’ 점수가 삶의 등급을 결정하고, 〈Fifteen Million Merits〉에서는 인간의 노동이 광고 시스템에 착취당합니다.

이러한 세계관은 모두 기술을 통한 효율성의 극대화 → 인간성의 상실이라는 공통된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84제곱미터는 부동산 시스템을 통해 이 구조를 모사합니다.

84제곱미터의 주인공은 처음에는 이 시스템을 “국가의 혜택”이라 믿습니다. 무상으로 주어진 집, 자동화된 생활, 배달되는 음식 등.

하지만 그는 곧 외로움과 의심에 시달리며,

“무언가 이상하다”는 직감을 따라 행동하게 됩니다.

이는 블랙미러 속 인물들과도 닮아 있습니다. 기술의 편의에 익숙해졌지만, 결국 그것이 자유를 대체한 감옥임을 깨닫게 되는 여정입니다.

84제곱미터라는 제목은 실제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파트 전용면적이기도 합니다.

이는 관객에게 매우 직접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혹시 지금, 당신도 그 공간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

블랙미러가 SF 장르로 ‘가상의 미래’를 경고한다면, 84제곱미터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비춥니다. 기술 없는 디스토피아, 그것이 바로 한국형 블랙미러입니다.

이 두 작품이 닮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우리가 이미 그 디스토피아 속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층의 주거 불안, 디지털 피로감, 시스템 속에 길들여진 일상. 84제곱미터는 거울처럼 우리 사회를 비추며 블랙미러보다 더 날것의 현실을 드러냅니다.

블랙미러와 84제곱미터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묻습니다:

“당신은 정말 자유롭게 살고 있는가?”

그 질문을 외면하지 않을 때, 우리는 처음으로 탈출의 문 앞에 설 수 있습니다.

기술이든 주거든, 통제든…우리가 그것을 당연하다고 믿는 순간부터 감옥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 출처:

- 영화 《84제곱미터》 공식 시놉시스

- 넷플릭스 《Black Mirror》 시즌 1~6

- 2025 서울독립영화제 인터뷰 요약

- 한국 부동산 정책 관련 뉴스 보도 정리